영상이나 콘텐츠 앱을 사용하다 보면 내가 선택하지 않아도 다음 콘텐츠가 자동으로 재생되는 기능을 자주 접하게 된다. 처음에는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계속 볼 수 있어 앱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처음에는 분명 편리하게 느껴지지만, 이 기능은 사용자가 시간을 인식하지 못하게 만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자기 전 틀어 둔 영상이 자동 재생 기능 때문에 핸드폰이 꺼지지 않고 일어날 때까지 계속 켜져 있는 경우도 종종 겪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자동 재생 기능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시간을 소모하게 만드는지 7가지 구조로 정리해 본다.

1. 선택의 순간을 없애는 구조
자동 재생은 사용자에게 다음 콘텐츠를 볼지 말지 결정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보통 콘텐츠가 끝나면 다음 행동을 결정할 시간이 생긴다. 어떤 영상을 볼지, 앱을 더 이어나갈지 종료할지 등을 사용자가 선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재생은 콘텐츠가 끝나는 순간 곧바로 다음 영상이 재생되면서 사용자는 그 흐름에 그대로 올라타게 된다. 내가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그만 멈춰야 한다는 인식도 약해진다. 나의 의사 결정 없이 자동으로 이어지는 구조이다.
2. 시간 감각이 흐려지는 경우
자동 재생이 반복되면 콘텐츠 하나하나의 길이를 인식하기 어렵다. 영상을 몇 개를 봤는지, 얼마나 봤는지보다 계속 보고 있다는 상태만 남게 된다. 이 과정에서 체감 시간과 실제 사용 시간의 차이가 커진다. 그래서 정말 잠깐만 본 것 같은데 막상 시계를 보면 시간이 빠르게 지나 있는 경험을 자주 겪게 된다.
3. 우리 몸의 피로 신호를 인식하기 어려운 구조
사람은 보통 콘텐츠가 끝날 때 눈의 피로나 집중력 저하를 느끼게 된다. 이 신호는 이제 그만 멈추라는 우리 몸에서 보내는 신호에 가깝다. 하지만 자동 재생은 이 멈춤 지점을 없애버린다. 피로를 느낄 틈 없이 다음 콘텐츠로 넘어가게 되면서 몸의 신호는 뒤로 밀려난다.
4. 짧은 만족을 반복하게 만드는 방식
자동 재생 콘텐츠는 짧은 단위의 자극과 만족감을 계속 제공한다. 이 영상 하나만 더 보면 끝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반복된다. 이 만족이 반복되면 지금 당장 멈추기보다 조금 더 보게 되고 결국엔 지금 멈추는 선택이 아깝게 느껴진다. 이 구조는 결국 우리가 원래 생각했던 의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만든다.
5. 멈추는 행동이 능동적이 되는 문제
원래 콘텐츠 소비에는 자연스러운 멈춤 지점이 있다. 한편이 끝나면 잠시 화면에서 눈을 떼거나 시간을 확인하게 된다. 하지만 자동 재생은 이 멈춤을 없앤다. 자동 재생 환경에서는 계속 보는 것이 기본이고, 멈추는 것이 사용자의 행동이 된다. 영상을 끄거나 앱을 종료하는 일은 의식적인 결정을 요구한다. 그런데 이 자동재생 구조에서는 멈추는 선택이 번거롭게 느껴진다. 결과적으로 사용자는 계속 시청하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보는 것이 당연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6. 일상 시간 관리에 미치는 영향
자동 재생으로 콘텐츠 시간 사용이 늘어나면 다른 일정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쉬려고 본 콘텐츠가 다음 일정까지 압박하는 경우가 생긴다. 다음 일정이 있는데 지금 현재 보고 있는 콘텐츠를 끊지 못해 결국 다음 일정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한 경험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시간 관리에 대한 피로감과 함께 자기 비난이 커진다.
7. 자동 재생을 현명하게 조절하는 방법
자동 재생을 완전히 끌 필요는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사용 목적에 따라 켜고 끄는 기준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 취침 전이나 집중이 필요한 시간에는 비활성화하고, 여유 시간에만 사용하는 식의 조절이 도움이 된다. 이렇게 하면 콘텐츠 소비의 주도권을 사용자가 다시 가질 수 있다.
마무리
자동 재생 기능은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반대로 잘못 사용하면 시간 인식을 흐리게 만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의식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 하루 중 많은 시간이 사라질 수 있다. 자동 재생을 통제하는 것은 콘텐츠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무생각 없이 버리게 되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